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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잡담

크툴루의 부름 RPG 플레이어의 "몰입"

by KP 호박 2023. 1. 9.

안녕하세요~ 크툴루의 부름에 진심인 호박입니다.

 

예전에 세션을 구인하거나, 세션을 구회하시는 분들의 글을 보면,

"제가 몰입충입니다! RP 자신 있습니다!"

"캐릭터 몰입에 진심입니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필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십니다.

캐릭터에 대한 이행와 몰입, 그리고 그에 따른 연기나 RP를 잘 하는 것은 분명 무척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캐릭터에 몰입을 하는 분을 처음 같이 하는 것은 약간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제일 우선 시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캐릭터는 이런 건 하지 않을 거 같아요."

"제 캐릭터의 성격 상, 이런 곳으로 들어가지 않을 거 같아요."

"제 캐릭터는 이러는게 맞는거 같아요."

"제 캐릭터가 이래야 하는 동기를 모르겠어요."

특히나 캐릭터를 소심한 성격이라던지(대체 왜 그런 캐릭터를 만드시는지 모르겠지만...), 이기적인 반영웅이라던지...

독고다이하는 쿨 가이라던지... 그렇게 만드시면 거의 저런 상황을 맞닥뜨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은 플레이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분들은 마스터가 요청하는 판정이나 결과에 대해서 크게 반발하시는 경우도 있으셨어요.

TRPG는 무엇보다 협력이 중요한 게임입니다. 그것은 플레이어들 끼리는 물론 플레이어와 마스터 사이에서도 협력이 되어야 합니다. 크툴루의 부름은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같이 세션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함께 (살아남아)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나의 캐릭터는 이렇다"라며 협조를 거부한다면, 게임을 참여한 목적이 다른 사람들과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적어도 저하고는 매우 다릅니다;)

물론, 공포룰에 있어 몰입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 '몰입'일까요?

저의 경험상으론, 현재 캐릭터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몰입"입니다.

사실, 표준적인 CoC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 어떤 이기적이거나 소극적인 캐릭터도...

다른 사람과 협력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안 그러면, 죽으니까요.(또는 마스터가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주니까요.)

그리고, 캐릭터가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는 플레이어 자신이 만들어야 합니다. 본인의 캐릭터인데 마스터가 채워주길 바라는 것 역시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는 현재의 상황을 조성하고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매우 바쁘고 머리가 가득차 있는 걸요. 상황에 충분히 몰입하고 있다면, 그러한 동기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야 이야기가 더욱 재밌고 풍성해집니다. 집단 지성의 힘이 뿜뿜하는 것이죠.

물론 때때로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와 마스터 사이에 믿음이 있다면 "제 캐릭터는 여기서 들어갈 리가 없어요! 도망칩니다!"를 하더라도

플레이어 : 히히 도망칠거니 어서 개같이 멸망하게 해주세요 히히~

마스터 : 히히 도망가봤자 어차피 들어갈거 알면서 저러신다 히히

다른 플레이어 : 히히 재밌겠다 히히

이 정도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뭐 다 받아들여지겠지요~

이것 역시, 바탕에 서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간단히 말하자면,

좋은 몰입은 다른 플레이어들(마스터 포함)과 협력이 이루어지는 상태에서 "상황"을 바탕으로 하는 몰입이라는 것입니다.

 

 

하면 할수록, TRPG의 플레이어는 배우가 아니라, 공동 작가라는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연극은 주어진 대본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배우가 연기를 하지만, TRPG는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에서 이 캐릭터가 어떻게 할 지를 통해 같이 스토리를 써 나가게 되니까요. 따라서, 이야기를 재밌게 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당연히... 마스터와 플레이어 모두 포함해서 말입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경험하고, 느끼고, 여러 해외의 플레이 관련 팁들을 보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당연히 정답이나 진리가 아님을 모두 알아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요한 부분만 취하시거나 무시하셔도 됩니다~

혹시라도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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