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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번역 이야기

"바이럴" 번역 후기

by KP 호박 2023. 1. 1.

안녕하세요~ 호박입니다~

 

바이럴은 DriveThruRPG.com에서 2022년에 가장 많이 팔린 크툴루의 부름 시나리오입니다.

티져 광고를 보자마자, 너무나 땡겨서 바로 영문판을 구매했었죠. 늘 그렇듯이, 나중에 번역해서 세션 해야지~ 하고 구매해서 쟁여놓기만 한 nn개의 시나리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캠페인 시나리오 번역을 우선시하다보니, 단편 시나리오는 사 놓기만 하고 번역은 영 뒤로 계속 밀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 번역을 해볼까? 하고 번역을 시작했고, 그러던 와중에 원작자와 컨택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추천을 받아서 시도를 해본 것입니다. 

 

2년여 동안 오리엔트 특급의 공포(Horror on the Orient Express), 투 헤드드 써펜트(Two Headed Serpent), 콜드 파이어 위딘(Cold Fire Whithin), 어 타임 투 하베스트(A Time to Harvest) 같은 캠페인들을 번역해 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번역에 대해서 자신감도 붙은 상태였습니다. 물론, 전공자도 전문 번역가도 아니기 떄문에 이정도 번역본을 팔아도 될 정도인가 하는 의구심은 있었지만 적어도 엉망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은 있었으니까요.(그래도 불안해서 함께 캠페인을 달려주시는 팀원 분께 최종 검수를 부탁드렸어요~ 고마워요~ 인천님!)

 

그래서, 일단 초벌 번역을 끝낸 시점에 원작을 쓴 작가 중에 알렉스에게 트위터로 DM을 보내봤지요.

알렉스가 공동 작가인 버드와 빠르게 논의한 끝에, 흔쾌히 OK를 해준 덕분에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하여 DTRPG에 출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ㅎㅎ

 

그럼 이제부터는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리뷰는 아니고, 번역을 하면서 알게 된 재밌는 부분이라던지 비하인드(?) 같은 걸 써보려고 합니다~

 

시나리오 자체에 대한 리뷰는 다른 글을 통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리뷰 겸 세션 진행 팁 같은게 되겠네요)

 

아무래도 약간이라도 스포일러가 나올 수 있으니, 이후로는 마스터를 하실 예정이거나 이미 플레이를 하신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 로고의 한글화

스펙트럴 크루의 로고를 한글로 변환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냥 영문 로고 그대로 해도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니까요. 하지만 저의 뭐든 다 한글화 하고싶은 승질머리로 인해 기를 쓰고 낑낑 바꿨네요.

 

사실 이것은 원작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한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어로 바뀐 로고에 대해서 매우 인상 싶어 하기도 했고요~ 표지의 가방에도 보면 로고가 한국어로 바뀌어 있는데, 이걸 발견하고 놀라워 하더군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놓치는 로고가 있는데.

실은 에녹의 모자 로고도 한글 로고로 바꿨습니다~ ㅎㅎ

(근데 Pre gen파일에 있는건 안 바꿨더라구요;)

 

- 구현욱

바이럴에는 한국인 캐릭터가 나옵니다. 바로 테그 가이인 구현욱이죠. 사실 현국이는 한국어판을 만들면서 이미지와 이름이 변경된 캐릭터입니다. 영문판에 나오는 한국인 캐릭터의 이미지는 사실... 한국인이라 보기엔 너무 거리가 멀었어요.

네... 위의 이미지와 같습니다. 하...한국인?

 

그리고 이름도 Ku Hyeon입니다. 본문에는 성이 Hyeon, 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한국식으로는 "현구" 인 것이죠. 성이 현, 이름이 구.

 

한국어판에 대해서 OK가 된 뒤에, 알렉스가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이 바로 구 현이 한국인이 보기에 어떠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고, 알렉스는 이미지나 이름, 설정에 대해서는 한국어판은 저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있게 알겠다고 했고... 다음날 과도한 자신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일단, 영문판의 이미지는 알렉스가 AI사이트를 돌려서 가능한 동양인 같은 이미지를 고른 것이었습니다. 알렉스의 요청도 있었지만 당연히 라이센스나 초상권에 문제 없는 동양인 사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AI도 돌려보고, 스톡 사이트들도 뒤져봤지만... 동양인을 간신히 찾아도 한국인으로 보이진 않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라이센스에도 문제 없고 초상권에도 문제없는 이미지를 찾았습니다.

 

바로 저의 옛날 사진인 것이죠;;; 그대로 쓸 수는 없어 합성을 통해 안경을 씌우고 얼굴도 약간 더 어리게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현재의 저보다 10년은 더 어린 시절입니다; 저는 꽤나 아저씨거든요.

부끄럽긴 했지만... 뭐... 사람들의 평은... 매우 친숙한 느낌이라 하시더라구요. 당연하죠... 한국인이니까요;;

 

이름은, 알렉스와 이야기 해보니 원래 의도는 "구"가 성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원작자의 의도를 따라 한국 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끝에 "욱"을 붙였죠. '현'이라고 불뤼는 것은 영문판도 동일합니다~

 

키가 188cm인 것은 영문판도 동일해요. 아 네 전... 188cm가 아닙니다. 헤헤

 

- 유령 사냥

원문은 Ghost Hunting인데, 고스트 헌팅이라고 할까 했다가 국내에서 유령 사냥이라는 단어로도 통용이 되길레 가능한 번역을 하자는 의지에서 유령 사냥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사냥이라기 보다는 유령 찾기가 더 맞는 거 같지만...

 

- 장비 이름 번역

장비 이름을 어떻게 번역할지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이게 일반적인 장비들이 아니라 실재로 유령 사냥/고스트 헌팅을 하는 사람들이 쓰는 장비들이더라구요... 그래서 고스트 헌팅에 대한 자료까지 찾아서 어떤 장비들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FLIR ONE pro 같은 장비는 실재로 존재하고 판매되는 장비더라구요.

FLIR ONE pro&nbsp; <출처 : https://www.flirkorea.com>

고스트 박스란 것은 원문은 Sprit Box였지만, 국내에서는 고스트 박스라는 이름으로 통용이 되길레 그것을 따랐습니다.

고스트 박스

 

- 펄라

펄라는 실재로는 없는 도시입니다. 묘사된 바로는 해당 지역이 언덕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만처럼 묘사되어 있는데, 구글 지도로 근처 지형을 보면 매우 평지더군요. 하하하. 하지만, 펄라의 분위기 자체는 너무 좋습니다~

 

- 이탈리아어

원래는 한글로 이탈리아어 발음을 썼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원문 그대로 로마자로 표기를 했습니다. 중간에 발견하는 군인들의 녹음본을 모두 한국어 발음으로 쓰기가 뭐 하기도 했고, 이탈리아어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거든요~

 

- 참고 영상

유령 사냥에 대한 여러 다큐멘터리 TV시리즈들이 주로 추천되어 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찾아보기에 쉽지는 않은 작품들이긴 합니다.

그래서, 국내 작품 중에 추천할만한 것을 넣을까 했다가 포기했습니다.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은 바로, 영화 "곤지암"입니다.

배경이 버려진 병원이란 점에서 풍경이 비슷한 느낌이기도 했고, 인터넷 스트리밍을 하는 폐가 체험 팀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참고하기에 매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개는 매우 다르지만, 몇몇 으스스한 장면들은 마스터가 장면을 꾸미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밤에 보시면 라면 드시게 될테니 그것을 조심하세요.

 

- 성 로코 병원

병원의 이름은 Saint Roche`s Hospital입니다.

영어로 발음하면 "세인트 로쉬"일 것이고, 불어로 하면 "생 로슈"일 것입니다.

프랑스의 가톨릭 성인이기 때문에 처음엔 "생 로슈"로 발음을 정했었습니다.(사실 불어로도 "호으쉬"에 가깝겠지만..)

 

헌제 배경이 이탈리아잖아요? 그래서 "생 로케"로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름은 Saint. Roch의 이름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기도 해서, 국내에서 쓰이는 "성 로코"로 최종 확정을 지었습니다.

 

(사실 Saint Roche라고 하는 애견 관련 상표가 있어요...; 이걸 가져다 쓴 것은 아니겠지.)

 

- 병원 내부의 명칭

저를 크게 괴롭힌 또 하나의 이름들입니다. 국내나 현대의 병실하고 약간 체계가 달라서, 어떻게 매칭을 시킬지 매우 힘들었습니다.

 

일단 Admission Ward(입원수속 병동)란 개념 자체가 매우 생소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하다가 그냥 뜻 그대로 번역을 했네요.

제일 오래 고민한 것은 Recent Ward 였습니다. 이건 개념이 모호하더라구요; 외국의 자료를 뒤져보면 Admission Ward 다음에 있다가 다른 병실로 가는 곳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목적이 뚜렷한 다른 병동들과 다른 곳이란 점에 "일반병공"이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사실... 크게 중요한 건 아니었지요..

 

- 댓글러의 이름들

댓글러의 이름들도 원문을 그대로 할까 했다가, 한국어로 바꿨습니다. 사실 약간 무리수도 있었지만, 몇몇 이름은 잘 바꾼거 같아 혼자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댓글 내용도 가능한 한국 스타일로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누가 알아주길 바라기 보다는, 저의 만족감을 위해서였습니다 후후

 

- 욕설

번역에 욕설을 그대로 넣을까를 고민했는데, 느낌을 살리자는 생각에 넣었습니다. (몇몇은 원문보다 더 쎄진 느낌이기도 하지만...) 

 

- 스펙트럴 크루 굿즈

맨 뒤에 스펙트럴 크루의 굿즈(티셔츠나 모자 등)를 파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QR코드를 통해 들어가보면 실재로 팔고 있어요! 게다가 한국어 로고 티셔츠도 실재로 팔고 있습니다! 판매처인 Zazzle은 한국으로 치면 마플 같은 곳이에요~

원작자인 알렉스가 한국어 로고에 인상이 정말 깊었는지, 바로 판매를 걸었습니다.

미국에서 배송이 오기 때문에 배송비가 10달러 정도 나오더군요.(하나 추가될 때마다 3달러씩 추가)

 

저도 아직 주문은 안했습니다; 조만간 할지도?

(울어, 코리나, 울어! 티셔츠는 실재로도 안 팝니다 ㅋㅋ)

 

 

이상 생각나는대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이 외에도 해드릴 이야기가 더 있을거 같지만, 더 길어지면 보기 힘드실테니;;

혹시 더 생각나는게 있으면 추가로 올려보겠습니다~^^

 

아니면 댓글로 이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물어보시면, 답변드릴게요~(남겨주시는 분이 있다면...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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